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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근대의학의 실증적 특성과 한계

onlinebiz 2024. 6. 30.

 

오늘날 주류 의학체계로 자리 잡은 서양근대의학(Western Modern Medicine, WMM)은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을 신체(body)로 국한하고 모든 질병을 신체화(somatization)시키는 특징으로 나타나죠. 과연 이러한 실증적 접근이 의학 발전에 기여했지만, 동시에 인간 경험의 본질을 간과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실험의학: 객관성의 추구

서양근대의학의 실증적 성격은

실험의학(laboratory medicine)

을 통해 잘 드러납니다. 의학의 중심이 환자를 만나는 진료실에서 실험실

로 옮겨감에 따라, 의학은 해부학, 생리학, 생화학과 같은 기초과학의 응용 혹은 확장으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베르나르(Bernard C)의 실험의학 연구방법론입니다. 그는 의학이 실험생리학 위에 정초되어야 하며, 물리학과 화학이 그 기초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죠.

 

질병에 대한 인식: 객관화와 실체화

이러한 실증적 성격은

질병에 대한 인식

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질병은 인간 유기체의 특정한 구조·기능적인 이상(abnormality)으로 인식되며, 이는 그 질병을 가진 환자의 속성과는 무관한 실체(entity)로 간주됩니다. 실제로 국제질병분류표(ICD)가 6만여 개의 질병을 분류하고 있는 것은 이를 잘 보여줍니다.

 

이처럼 서양근대의학은 표준 모델로서의 '정상 인체'를 전제로 하여, 환자의 증상과 증후를 그의 육체의 구조적·기능적 이상과 연결시키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는 환자가 이해하는 질병 경험인 '아픔'이나 '고통'과는 거리가 멉니다.

진단과 치료: 객관적 접근과 한계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도 서양근대의학의 실증적 특성이 드러납니다. 진단의 목적은 이상의 여부를 파악하고, 그것을 이미 알려진 질병의 체계 속에 끼워 맞추는 것입니다. 의사는 환자의 내부 장기 상태를 파악하고자 애쓰며, 시각적 정보와 계량화된 수치를 신뢰하는 경향이 있죠.

치료 역시 증상의 제거, 생존 기회의 보장,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예를 들어 인슐린 분비 이상의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을 주입하는 것이 대표적이죠.

하지만 이러한 실증적 접근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불확실성은 의사로 하여금 이중의 구속 상황에 처하게 합니다. 의사는 환자에게 희망을 주고 신뢰를 심어야 하지만, 동시에 이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요구임을 깨닫게 되죠.

실증성의 한계와 대안 모색

또한 서양근대의학은 치료와 치유의 개념을 너무 제한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믿음, 희망, 사랑, 돌봄, 신뢰 등 비객관적 요소가 치유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이죠.

따라서 서양근대의학이 가진 실증적 특성은 분명 의학 발전에 기여했지만, 동시에 인간 경험의 본질을 간과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환자 중심의 관점과 전인적인 치료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과학과 인간성의 조화로운 융합이 서양근대의학의 미래를 열어줄 것이라 기대해 볼 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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